이진수 국립암센터 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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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관리자 작성일2015-09-25 09:48 댓글0건본문
“금연보다 확실한 폐암 예방법은 없습니다”
조기진단 쉽지 않아, 위험요인 피하고
고위험군은 정기적인 흉부CT 등
필수
“폐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나을 수 있다는 환자의 ‘확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 중에는 열심히
먹어 체력을 키우는 것,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나 주변의 말에 빠지지 말고
중요한 내용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2014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2년 국내에서 발생한 폐암은 2만2118건으로
전체 암의 9.9%(4위)를 차지했다. 남녀 성비는 2.3 대 1로 남자가 더 많이 걸렸다. 65세 이상 남자에서는 폐암 발생률이 암 중에서
가장 높다.
폐암의 가장 큰 문제는 5년 생존율이 20.9%로 매우 낮다는 점이다. 상당수가 진행암이거나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일찍 발견된 조기암의 경우도 생존율이 그리 높지 않은 50%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암 사망자 순위 1위를 기록하며 ‘공포의
암’으로 떠올랐다.
“폐암에 걸리고 나서 정복하려고 하지 말고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방의 전제조건은 흡연이나 라돈가스,
자동차 배기가스 같은 위험인자를 피하는 것이 첫째입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전 원장(65·폐암센터 책임연구원·혈액종양내과)은
‘폐암 정복의 요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폐암과 식도암 항암치료와 새로운 치료법 연구의 권위자인 이 박사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국립암센터 원장을 지냈다.
“폐암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늦게 발견되기 일쑤입니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감기와
비슷한 기침, 객담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 섞인 가래 혹은 객혈, 호흡곤란, 흉부의 통증, 쉰 목소리, 뼈의 통증과 골절,
두통, 오심이나 구토 등이 나타난 뒤에는 이미 진행되거나 전이가 발생한 후여서 치료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경우 흉부 X-선 촬영, 흉부 CT, 객담검사, 기관지 내시경검사, 경피적 세침 생검술 등을 통해 폐암인지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폐결핵과
같은 질환이 흉부 X-선 검사 소견에서 폐암과 유사하므로 폐암의 조직이나 세포를 얻어서 하는 조직검사를 통해 감별 진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진단 자체가 쉽지 않다.
특히 폐암은 늦게 발견되는 것 못지않게 재발로 인해 완치율이 낮아 다른 암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
“간접흡연을 포함한 모든 흡연은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입니다. 흡연을 비롯한 생활요인과 석면·비소·크롬 등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물질인 벤즈피린과 방사성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우라늄·라돈 등), 가족력이 있는 유전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폐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적으로 이런 것들에 노출되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 폐암 예방법으로는 금연보다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균형 있는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직 폐암의 조기 검진 방법은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다. 흡연자나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 등 고위험 대상자들은 의심할 만한 증세가
있으면 즉시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현재 국립암센터는 40세 이상 흡연자라면 매년 1회 정도 저선량 CT 검사, 객담 암
세포진 검사, 흉부 X-선 촬영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폐암은 표적항암제를 비롯한 최신 항암제 발전으로 과거보다 치료 성적이 매우
좋아졌다. 이제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폐암에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하지만 원격 전이가 없는 폐암 환자의
경우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동시에 할 경우 치료 성적이 좋다.
“폐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나을 수 있다는
환자의 ‘확신’이 가장 중요합니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을 두려워하지 않아야죠. 또 치료 중에는 열심히 먹어 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나 주변의 말에 빠지지 말고 중요한 내용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암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쌓으면서 의료진을 만날 때 항상 질문할 목록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주요 약력 : 서울대 의대 졸업, MD앤더슨병원 흉부종양내과 분과장, MD앤더슨병원 흉부 및 두경부종양내과 교수(현 외래교수),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장·부속병원장·연구소장, 제12차 세계폐암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대한암학회 회장, 국립암센터 원장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건강과학팀장) / 사진·국립암센터 제공